EBS 자본주의|돈의 흐름을 이해하고 싶을 때 읽는 책

EBS 자본주의|
돈의 흐름을 이해하고 싶을 때 읽는 책

열심히 일하고 아껴 쓰는데도 왜 생활은 늘 빠듯하게 느껴질까요. EBS 자본주의는 돈을 잘 모으는 방법보다 우리가 사용하는 돈이 어떤 구조 안에서 움직이는지 먼저 보여주는 책입니다.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는 경제의 기본을 정리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금리, 물가, 은행 같은 말을 쉽게 설명해주는 입문서 정도를 기대했습니다.

실제로 그런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 기억에 남은 것은 경제 용어보다 돈을 바라보던 제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돈이 부족하면 수입을 늘리거나 소비를 줄이는 방법부터 생각했습니다. 돈이 어디에서 만들어지고, 은행과 대출이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별로 궁금해하지 않았습니다.

월급이 들어오고 카드값이 빠져나가면 그게 돈의 흐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BS 자본주의는 그보다 훨씬 큰 흐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책의 모든 설명에 동의한 것은 아니지만, 돈을 개인의 절약 문제로만 보던 생각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은행은 맡겨둔 돈만 빌려주는 곳인 줄 알았다

책에서 가장 낯설었던 내용은 은행이 대출을 통해 새로운 돈을 만든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누군가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은행이 그 돈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은행 금고 안에 이미 들어 있는 돈이 사람들 사이를 옮겨 다니는 모습이었습니다.

책에서는 대출이 실행되고 그 돈이 다시 다른 계좌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시중의 돈이 늘어난다고 설명합니다. 이것을 신용 창조라고 부릅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솔직히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지폐를 새로 찍은 것도 아닌데 어떻게 돈이 생겼다는 것인지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책의 설명을 몇 번 다시 읽어도 바로 이해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실제로 사용하는 돈을 떠올려보니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월급도 계좌로 들어오고, 카드값도 계좌에서 빠져나갑니다. 집을 살 때 받은 대출도 대부분 현금다발이 아니라 계좌에 적힌 숫자로 움직입니다.

돈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숫자와 약속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이 부분을 읽은 뒤 대출도 다르게 보였습니다.

전에는 대출을 개인이 돈이 부족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집을 사고 기업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하는 힘도 대출에서 나옵니다.

반대로 빚이 너무 빠르게 늘어나면 그 구조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대출은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고, 금리가 낮다고 마음껏 이용해도 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왜 빌리는지,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지부터 봐야 한다는 아주 당연한 결론으로 돌아왔습니다.

통장에 돈이 그대로 있어도 안심할 수는 없었다

저는 저축한 돈이 통장에 그대로 있으면 적어도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식처럼 가격이 내려가는 것도 아니고, 쓰지만 않으면 금액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물가가 오르면 통장에 적힌 숫자가 같아도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줄어듭니다.

이 사실을 모른 것은 아닙니다.

장을 보면서 물건값이 올랐다고 자주 말했고, 외식비나 교통비가 비싸진 것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통장 속 돈의 가치까지 연결해서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몇 년 전에는 £50로 살 수 있었던 물건을 지금은 같은 금액으로 다 사지 못할 수 있습니다. 통장에서는 £50가 그대로지만 실제 생활에서 그 돈의 힘은 작아진 것입니다.

그렇다고 현금을 모으는 일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생활비와 비상금은 당연히 필요합니다. 갑자기 돈이 필요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 없다면 더 큰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오랫동안 사용할 계획이 없는 돈까지 무조건 통장에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인지는 따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은 뒤부터 물가 뉴스가 전보다 조금 다르게 들렸습니다.

장바구니 가격이 올랐다는 이야기만이 아니라, 내가 가진 돈의 가치가 달라지고 있다는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금융회사가 권하면 괜찮은 상품인 줄 알았다

은행이나 보험사에서 상품을 권하면 어느 정도는 믿어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금융을 전문으로 다루는 곳이고, 아무 상품이나 판매하지는 않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불법이거나 위험한 상품을 마음대로 권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판매할 수 있는 상품과 나에게 유리한 상품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예전에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책에서는 금융상품이 복잡할수록 소비자가 수수료와 위험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예전에 들었던 설명들이 떠올랐습니다.

장기간 유지하면 좋다는 말, 지금 시작해야 유리하다는 말, 많은 사람이 선택한다는 말은 기억나는데 정작 수수료가 얼마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해지하면 어떤 손해가 생기는지, 수익이 나지 않을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도 대충 듣고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었다고 금융상품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설명서를 보면 어렵고, 모르는 용어도 많습니다.

그래도 예전처럼 상품 이름과 예상 수익만 보지는 않게 됐습니다. 수수료가 얼마인지, 돈이 어디에 들어가는지, 중간에 그만두면 어떻게 되는지를 먼저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은 생겼습니다.

금융 지식은 돈을 많이 벌기 위한 기술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잘못된 선택으로 돈을 잃지 않기 위해서도 필요했습니다.

내가 원해서 샀다고만 생각했던 물건들

책의 소비 심리 부분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너무 익숙해서 조금 뜨끔했습니다.

우리는 물건을 살 때 내가 필요해서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할인 표시를 보면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사고 싶어지고, 한정 수량이라는 말을 들으면 지금 놓치면 손해를 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미 비슷한 물건이 있는데도 새 제품을 보면 기존에 사용하던 것이 갑자기 낡아 보일 때도 있습니다.

저도 사고 나서 거의 사용하지 않은 물건이 있습니다.

구입할 때는 꼭 필요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가격도 괜찮았고, 나중에 분명 사용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그때 왜 그렇게 사고 싶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책은 기업이 물건을 알리는 데서 끝나지 않고 소비자의 불안과 비교 심리까지 연구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소비가 광고에 속아서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필요한 물건을 사는 즐거움도 있고, 좋아하는 것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이 잘못된 일도 아닙니다.

다만 사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순간 그것을 곧바로 필요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은 뒤 소비를 크게 줄였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여전히 할인에 흔들리고, 마음에 드는 물건을 보면 사고 싶습니다.

그래도 결제하기 전에 집에 비슷한 것이 있는지, 지금 기분 때문에 사고 싶은 것은 아닌지 한 번 정도는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 정도가 실제로 생긴 가장 작은 변화였습니다.

책의 설명을 모두 그대로 믿지는 않았다

이 책은 어려운 경제를 쉽게 설명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쉽게 설명해서 실제 경제가 단순해 보이는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돈은 빚이라는 표현이나 세상에 존재하는 돈으로는 모든 이자를 갚을 수 없다는 설명은 강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그런가 싶어 놀랐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경제 안에서는 같은 돈이 한 번만 사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지급된 돈이 다른 사람의 소득이 되고, 다시 물건을 사고 빚을 갚는 데 사용됩니다.

생산과 거래도 계속 일어납니다.

그래서 책의 강한 문장을 실제 경제의 모든 상황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였습니다.

물가가 오르는 이유도 통화량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전쟁이나 에너지 가격, 물건이 부족해지는 상황, 환율과 임금도 영향을 줍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책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경제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큰 흐름을 보여주려다 보니 복잡한 부분을 단순하게 정리한 것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저는 책의 모든 문장을 정답으로 믿기보다 “정말 그런가?”라는 질문이 생겼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전에는 경제 이야기가 나오면 어렵다고 넘겼지만, 이제는 한 번쯤 더 찾아보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잘 맞는 사람과 답답할 수 있는 사람

경제 뉴스에서 금리와 물가 이야기가 나오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는 사람에게는 괜찮은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재테크를 시작하고 싶지만 주식 종목이나 부동산 투자법부터 보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도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은행에서 금융상품을 권유받을 때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면 금융 부분도 생각해볼 내용이 있습니다.

반면 구체적인 투자법을 기대한다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지금 사야 할 종목이나 돈을 빠르게 모으는 방법이 나오지 않습니다. 경제를 이미 공부한 사람에게는 설명이 단순하거나 익숙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금융회사와 자본주의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보는 책이라 일부 내용이 한쪽으로 기울었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경제를 잘 모르지만 이제는 돈이 움직이는 기본적인 길 정도는 알고 싶다는 사람에게는 한 번 읽어볼 만합니다.

마치며|돈이 부족한 이유를 나에게서만 찾지 않게 됐다

EBS 자본주의를 읽고 갑자기 돈 관리가 좋아진 것은 아닙니다.

소비가 눈에 띄게 줄지도 않았고, 투자에 자신감이 생긴 것도 아닙니다.

다만 돈이 부족한 이유를 무조건 개인의 노력 부족에서만 찾지는 않게 됐습니다.

월급이 올라도 물가가 함께 오를 수 있고, 낮은 금리 때문에 늘어난 대출이 나중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금융상품도 판매하는 쪽과 가입하는 사람의 이익이 항상 같지는 않습니다.

내가 열심히 아끼는 일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구조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를 자본주의 탓으로 돌릴 수도 없습니다.

경제 구조를 당장 바꿀 수는 없어도 대출 조건을 확인하고, 이해하지 못한 금융상품에 바로 가입하지 않고, 꼭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한 번 미루는 일은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저에게 돈을 버는 방법보다 돈을 조금 덜 단순하게 보는 방법을 알려준 책이었습니다.

돈은 월급날 들어왔다가 카드 결제일에 빠져나가는 숫자만은 아니었습니다. 은행과 대출, 금리와 물가, 기업의 광고와 사람들의 선택이 계속 이어지며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모두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경제학자들의 주장이나 세세한 사례도 많이 잊었습니다.

그래도 통장에 있는 돈의 가치가 늘 같은 것은 아니라는 것, 금융회사가 권한다고 나에게 좋은 상품인 것은 아니라는 것, 사고 싶은 마음과 필요한 것은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은 남았습니다.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어도 돈을 보는 시선이 전과 조금 달라졌다면, 이 책을 읽은 의미는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EBS 자본주의는 어떤 책인가요?

EBS 다큐프라임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돈이 만들어지는 방식, 은행과 대출, 금융상품, 소비 심리를 설명한 경제 교양서입니다.

경제를 전혀 몰라도 읽을 수 있나요?

어려운 수식보다 사례와 인터뷰를 중심으로 설명해 경제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비교적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무엇인가요?

은행이 보관된 돈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대출을 통해 시중의 돈을 늘리는 역할도 한다는 신용 창조에 관한 설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재테크에 도움이 되나요?

특정 투자법을 배우는 책은 아니지만 금리, 물가, 대출과 금융상품을 이해하는 기본적인 시각을 갖는 데 도움이 됩니다.

책의 모든 설명을 그대로 믿어도 되나요?

경제 구조를 쉽게 전달하기 위해 단순하게 설명한 부분도 있습니다. 경제 공부를 시작하는 계기로 읽고 궁금한 내용은 다른 자료와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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